운이 나빴던걸까? 비투소가 어느날 헛도는 소리가 들린다. 우울함에 수동그라인더(자센하우스)를 꺼내어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커피 분쇄를 하고 커피를 내리지만 묘하게도 궁시렁궁시렁이 입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근래에 날이 더워서 스트레스를 더 받나?)
기계라는게 고장날수도 있는 문제이니 이렇듯 헛돌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하루에 3~5잔정도의 양만 분쇄하는데 이렇게 쉽게 고장이 날줄이야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도무지 사라지질 않는다.
어쩔수 없겠거니 하고 분해를 하려 하는데 어렵다. 메뉴얼상이나 본사 사이트에서 찾은 분해동영상을 봐도 한번도 뜯어보지 않은것은 기구물들이 빡빡한 감이 있어서 잘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불량인지는 알아야 해서 낑낑대며 분해를 했더니 단조롭다.
기어박스와 구동스위치, triac인지 SCR인지를(전자부품) 이용한 모터용 디머(속도조절기), 그리고 브러쉬드모터(이런거 브러쉬리스모터로 안되나?) 메인스위치를 마이크로 스위치로 사용했는데 이게 생각보단 전기적 내구성이 좋지 않고 오랜만에 보는 태엽식 타이머 (제일 신기한건 타이머를 선풍기에나 사용하는 테엽타이머를 사용했다는건데 초단위 선택을 이런 기계식 타이머를 사용한건 처음 봄 -.-;;)
무엇이 불량이려나?라는 생각에 기어박스를 분해해보니(볼트4개만 풀면 손쉽게 뜯어짐) 기어 이빨들이 사진과 같이 부셔져있다.(일명 빠가됬음) 다행이도 모터과 모터쉬프터(중축)는 멀쩡, 메인 기어가 이렇게 부셔지다니 마음이 편하진 않았으나 비싼부품스러워 보이진 않아서 한국 총판에 사진과 함께 메일을 보내서 부품만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냈으나.. 묵묵부답 -.,-;;
결국 해당 사이트 들어가서 글을 남기니 부품만 별도 판매는 하지 않고 통체로 보내란다. (여기까지 오는데 일주일이 더 걸렸음. 전화를 했으면 좀더 빨랐을텐데 쩝 한국총판은 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안보내는것인지 무시하는것인지 모르겠으니 전화를 이용하기 바람)
내가 직접 할수 있는 품목이고 제조사사이트에선 직접교체하는 동영상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총판에선 부품만을 판매하지는 않고 있다. 또한 독특한것은 명색이 기어박스인데 기름(구리스)한방울 구경하기 힘들다는것이다. 어떻게 큰 힘을 받는 부위에 기름이 안발라져있는지..(무독성 실리콘 구리스같은게 비싼것도 아니고) 더욱더 이상한것은 본사에서 제공하는 GB2.0킷 교체 동영상을 보면 메인 기어는 금속재질이고 구리스가 발라져있다는것에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국내것만 저렴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조금 업그레이드 된것일까? 이도 아니면 전기적 절연을 위해서-우리나라는 220볼트의 고압을 사용하니-일까?)
어찌됬던 모르겠다. 중요한것은 기어가 망가졌고 이것을 수리하지 못하면 구입비용을 떠나 또 양발로 그라인더를 잡고 커피를 분쇄해야 한다는것이다.
저놈의 베이스가 워낙 무겁고 택배로 보내면 운송도중 고장날수도 있고 이래 저래 좋지 않을거 같아서 부품만 구입하려 했으나 안된다고 하니 외국본사 사이트를 들어갔더니 다행이도 이러한 부품들을 판매하는데 GB2.0이라는 품목만을 판매하기에 기존제품은 좀 불안한면이 있나?라는 생각에 주문을 하는데 이놈들이 국제주문시 사이트 오류로 주문이 불가하여 구글번역기를 돌려 메일을 보냈더니 다음날 바로 가능하게 바꼈다는 답신을 받고 즉시 주문을 완료. (외국 본사는 답변이 빠르게 오니 영어를 모르는 사람은 구글번역기라도 이용해서 보내길 권장함)
아~ 언제쯤 올까? 빨리 왔으면 좋겠다. 수동그라인더는 자주 커피를 마실땐 불편하니 더욱더 간절함이 다가오는데.. 근 2주쯤 되었을까? 드디어 도착... 아직 교체를 하지 않았음에도 묘한 희열이 느껴진다. (중간에 물품이 사라진다거나 하면 돈보다도 기다리는 시간을 다시 반복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훨씬 컸음 쩝)
기어박스에서 박스를 제외한 모든것이 새로운 교체 좀더 조이기 편리한 헥사볼트, 중축의 양 끝을 잡아주는 구조(기존은 그라인더는 날이 있는쪽만 부싱베어링이 존재했음) 양쪽에 베어링이 잡아주는 구조로 바껴서 기존 제품과 호환될만한 부품은 와셔와 커피를 밀어주는 기구물 외엔 없어보인다. (중축-쉬프터-,메인기어등 모두 다름)
모터용 구조물 역시 서로 호환성이 없는 대대적으로 수정된 제품이다.(이정도면 무상리콜해줘야 하는 품목아닌가?)
기존 제품을 빼는건 쉽지는 않는거 같다. 동영상을 참조해도 내가 설계한게 아니라면 언제나 힘든거 같은데.. 성공을 못하면 나는 양발로 그라인더를 붙잡고 커피를 분쇄해야 하기때문에 꼭 성공해야 한다. ^_^;;;
모두 분해하고 보면 그다지 어렵진 않는거 같으나 짧은 시간동안 유일하게 땀을 좀 흘린 품목...
분해를 했으면 업그레이드 킷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 되고 순서는 순수하게 역순이고(이부분은 반드시 동영상을 참조) 조립시에 부싱과 기어에 실리콘구리스를 좀 발라줬음
기어박스를 모두 조립했으면 본체에 연결하면 되는데 역시다 단순하고 특별한게 없으나.. 속도조절용 가변저항기(VR)이 보이는데 이걸로 속도를 조절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있나?싶은 면이 있고 저것을 왜 뜯어야만 조절할 수 있게 제작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케이스 옆에 작은 구멍을 뚤어준다거나 타이머 레버처럼 사용자가 인위적으로 쉽게 속도를 변경할수 있게 해준다거나 하는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텐데 저렇게 불편하게 해놓은 이유를 모르겠고 공장출하시 셋팅값이 최대 속도라면 저 기판 자체도 필요가 없는 품목이 된다. (마땅히 제조사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품목임)
사용되는 공구는 이정도인데 자동차 있는 사람이라면 복스셋정도와 장도리(망치)와 밴치정도는 있을테니 왠만한 가정이라도 어느정도 가능할것이란 생각은 들지만 기계를 잘 못 다루는 사람들도 많으니 인위적으로 GB2.0으로 교체할필요는 없고 한국총판에 보내면 알아서 잘 수리를 해줄거란 생각을 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다거 저런거 만지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직접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으나 국내에선 부품을 판매하지 않으므로 외국에서 수입을 해야 함) 부품에는 헥사볼트가 들어가있으나 헥사렌치가 없는 사람은 기존 십자볼트가 호환이 되니 그걸 써도 됨 (나는 볼트를 버리기도 뭐해서 4개를 모두 꼿았음 -.-;;)
모두 조립해서 돌려보니 전과는 좀 다른 소리가 난다. 교체이전엔 약간 헐거운(가벼운) 소리가 났던 반면 업그레이드 후엔 좀 단단한 소리가 난다. (기어가 신품이라 그런것인지 중축의 위 아래를 단단하게 잡아줘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소리의 차이는 분명히 있으나 소음의 강도는 비슷하다 -.,-;;) 내심 구리스도 발라줘서 소음이 줄어들길 바랬으나 효과가 없어서 아쉽다. ^_^;;;
아~ 이 홀가분함과 국내총판의 스몰파트들의 판매부실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하는 순간..
-추신1- 만약을 위해서 GB2.0 업그레이드 킷을 두개 구입했는데 나머지 한개는 마땅히 필요가 없을거 같으니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의사가 있으니 필요한 분은 리플이나 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poemworld@chol.com)
